올여름, 지인들과 펜션에 놀러 갔다가 아주 교훈적인 경험을 하나 했습니다.
펜션에서 수영장 계단을 타고 천천히 입수하던 그 순간, 주머니에 휴대폰이 있다는 사실이 떠올랐습니다.
물에 들어가자마자 아차 싶어 부랴부랴 밖에 빼두었지만, 이미 늦었죠.
그래도 요즘 폰은 방수 잘 된다는데. 설마 문제 있겠나? 싶었습니다.
게다가 물에 있었던 시간도 고작 5~10초. 별일 없겠지 싶었는데, 어림도 없지 바로 별일 발생
켜지지가 않습니다.
함께한 주변 모두 "걱정 마라", "내가 봐줄게" 하며 전문가로 빙의하여
하나둘씩 충전도 해보고, 전원도 눌러보고, 해서는 안 될 모든 행동을 자랑스럽게 시전합니다.
내껀데?
빠질 수 없지 저도 동참했습니다.
이렇게 제 폰을 조지는데 단합이 잘 될 줄 몰랐습니다.

침수 상태 확인 & 서비스 센터 방문
집에 와서 보니, 뒷판이 살짝 열린 상태였고 내부엔 물이 그득했습니다.
그 틈으로 물이 스며든 거죠.
이쯤 되니 몇 달 전 전원버튼 수리 당시 방수 실링 처리가 제대로 안 된 게 아닌가 의심되더군요.
아니면 여름이라 실링이 녹았을 수도 있고요. 뭐든 지금은 다 추측일 뿐이지만. (드라이기 조진건 까먹음)
휴일을 지나 삼성 서비스센터에 갔더니, 침수 및 부식으로 인한 수리비가 약 77만 원.
바로 옆 상담 데스크에 예전에 수리 맡겼던 기사님이 계셨는데,
은근슬쩍 구원어린 눈빛을 보냈지만 보증은커녕 눈물만 머금고 나왔습니다.
다행히 대부분의 데이터는 클라우드에 백업돼 있었지만, 업무용 통화녹음이 날아간 게 좀 아쉬웠습니다.
사설 수리점을 수소문했지만 대부분 데이터 복구만 해준다 하더라고요.
잃을게 없다
이쯤 되면 사람 마음이 참 묘해집니다.
이왕 망가진 거, 뜯어볼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만용이죠.
예전 마우스를 저소음으로 만들겠답시고 멀쩡한 마우스 두 개를 날렸던 기억이 잠시 스쳐 지나갔지만,
이번엔 잃을 것도 없기에 도전해보기로 했습니다.

충전 코일 분리 후, 메인보드와 배터리 커넥터도 조심스럽게 분리했습니다.
알리익스프레스에서 비슷한 커넥터 부품도 찾아보고, 일단 그럴싸해 보이는 것들 모두 장바구니에 담았습니다.
용기가 샘솟슴다.


분해 후 메인보드를 살펴보니 부식이 보입니다.
충전 포트 쪽도 상태가 좋지 않았습니다.
알콜 스왑과 면봉으로 최대한 깨끗하게 닦고, 그늘에서 완벽하게 건조시켰습니다.
전 캐패시터를 제거! 무적의 380도로 조져 줄!만한 실력과 지식이 없습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재조립.

켜졌습니다.

새로 주문한 갤럭시 S24 플러스가 잘 켜졌습니다.
로켓배송 짱짱
다음 포스팅은 갤럭시 S24+ 사용기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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